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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의 글/잡담

[잡담]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처음 맞는 추석.

by EEZA 2017.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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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17년 10월의 추석은 유난히도 길다.

 

 

연휴가 길다곤 하지만 사실 5인 이하 사업장에서 회사생활을 하는 필자에겐 그저 부럽기만 한 일이다.

 

언제쯤이면 연휴를 연휴답게 쉴 수 있을는지...

 

그래도 다음 주에 있을 한글날의 휴일을 당겨 겨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놀 수 있게 되었고

 

이 또한 역대급 연휴라 만족스럽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처음 맞는 연휴.

 

집안 식구들은 여느 때와 같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다녀왔다.

 

그리고 오후가 되어서야 다들 각자의 목적지로 향했다.

 

어떤 이는 홀로계신 아버지께.

어떤이는 조만간 올 사위를 맞이하러.

어떤 이는...

 

아버지, 형, 나, 와이프, 아들...

 

본가로 돌아온 다섯 식구는 할머니가 떠나신 그 집에서 점심을 해 먹고,

 

낮잠도 자고 수다도 떨어보지만 할머니가 안 계신 그 집은 더 이상 예전처럼 따뜻하지 않았다.

(사실, 바람이 많이 불어 추운 영향도 있었다.)

 

 

아직도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정말 말도 안 되게 대상포진에 감염되어, 홀로 이틀을 고생하시다 뒤늦게 병원에 입원.

극진한 치료를 2주간 받고 외부적인 흉이 다 사라질 때쯤 돌연 새벽녘에 가버리셨다.

 

간다는 말씀조차 없이 그리 씁쓸히 가셨다.

 

 

 

종교를 믿진 않지만 할머니께서 살아생전에 믿으셨던 불교의 방식으로 49제를 치러드렸다.

 

만약 종교에서 주장하는 천국이나, 천당이나, 혹은 사후세계가 존재한다면...

 

할머니께서 꼭 행복한 곳으로 가셨기를 조심스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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